한국당 입당ㆍ간담회 “文정부 맞서 국민통합 앞장”
黨 “전대 흥행” 기대 속 “계파분열 씨앗 될 것” 견제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 정계입문을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을 불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그가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였다는 점을 겨냥, “도로 친박당”, “친박아이돌”이라는 혹평을 쏟아냈다. 황 전 총리 역시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탄핵책임론’을 의식한 듯 입당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과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통합”이라는 단어만 반복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과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는 황 전 총리에게 28년간 공직생활을 뒤로한 정치데뷔 무대였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보나”,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생각은”, “친박 프레임이 강한데 어떤 입장인가”, “박근혜 시즌2가 될 것이라는 지적은 어떻게 보나” 등 그의 이력을 겨냥한 질문이 쏟아지면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거나 “국민이 통합하고 화합하고 하나되는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라는 등 ‘통합’을 연발하거나 “정치에 첫 발을 내딛는 정치 신인으로, 계파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계파를 떠나 바른 정치에 함께하기 위해 입당했다”는 등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당내 관심이 집중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낮은 자세로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점을 들은 뒤 그 뜻에 어긋나지 않게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고 민감한 질문에는 “좋은 질문 감사하다”, “그 질문을 해주셔서 고맙다”라며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박근혜 프레임’에 갇힐 것을 우려한 듯, 문재인 정부 실정 부각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인사말 이후 곧바로 “나라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다”는 화두를 던질 정도였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일자리를 얻으려고 하는 구직자, 청년들까지 누구 하나 살만하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 평화가 왔다는데 오히려 안보를 걱정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것이 첫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과도한 적폐몰이’ 논란을 겨냥한 듯 “세계 모든 나라가 미래를 바라보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제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 통합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민통합에 앞장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간담회가 끝난 후에는 당 공보실과 정책국은 물론 국회 정론관, 기자실까지 직접 돌며 당직자, 기자들과 일대일 악수를 나눴다. 대선출마나 당권도전 회견 이후에나 있을 법한 행동으로, 범야권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한국당을 뺀 주요 정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내내 법무부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한 박 정권의 핵심인사이며 수많은 의혹의 당사자”라며 “(그의 입당으로)결국 도로친박당인 셈”이라고 비판했다.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그저 ‘친박 아이돌’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의 등장은 희극적 좀비정치의 비극적 서막”(민주평화당), “재활용도 한계가 있다”(정의당)는 혹평도 이어졌다.
당내에선 그의 입당과 이후 예상되는 전당대회 출마로 흥행 효과가 보장됐다는 기대가 큰 한편 일각에선 과도한 행보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의 입당은 아주 잘된 결정으로 환영한다”면서도 “전당대회에 차기 대선주자들이 나설 경우,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이 되고 그 결과는 (계파) 분열의 씨앗을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