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450만 관객을 웃고 울린 배우 류승룡이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관객들이 배꼽을 쥐게 한다. 촬영 내내 너무나 행복했다며 미소를 거두지 않던 그는 '극한직업'과의 만남을 '운명'이라 칭했다.
15일 오후 기자와 만난 류승룡은 "장르가 사실 코미디라 확실히 정의할만한 영화는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있었고, 그 이후에 처음이다"라며 "7번방의 선물'은 휴먼드라마 쪽이고 정통 코미디라고 보긴 어렵다"고 전작들을 회상했다.
그는 "'극한직업'은 '내 아내의 모든 것' 때랑은 좀 다른 거 같다. 이야기도 다르고 그때는 캐릭터가 나 위주로 혼자 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여럿이서, 모든 캐릭터들이 웃음을 장착한 그런 코미디다"라고 신작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코미디 장르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일부러 선택한 것은 아니라면서 "인생이 웃음과 울음 아니냐. 코미디를 언젠가 만날 거라고는 생각을 했었다. 일부러 안배하거나 한 건 아니고 이번에 운명처럼 만났다"며 웃었다.
"코미디가 잘 맞나"라는 물음엔 "코미디가 훨씬 어렵긴 하다"고 답했다. 그는 "더 고민해야 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코미디는 혼자선 더욱 안되는 거고 정교한 계산과 이런 게 필요한 장르"라고 말했다.
이어 "(웃음의) 오차 범위가 커지는 거 같다. 상황 자체가 재밌는 게 중요하다. 시나리오 단계서부터 어느 정도 담보가 된 웃음이 필요한데 '극한직업'이 훌륭했던 거 같다"며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많이 웃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류승룡은 "아무것도 없는 무형의 텍스트가 나를 웃기는데, 형상화되면 더 배가돼야겠다는 고민들을 한다. 책 볼 때 웃겼는데 막상 연기를 했는데 안 웃기면 스트레스다"라며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더불어 그는 "이 책은 달랐다. 나뿐 아니라 주변서 모니터 같이 한 직원들이 킥킥대고 웃었다. 상황이 나는 오열하는데 보는 사람은 웃고 이런 거지 않나. 코미디에서 배우들이 가장 선호하고 좋아하고 그런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류승룡은 "이하늬 씨의 리더같고 털털하고 성격 좋은 모습, 그러나 진지하고 진심이 우러난 대화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좋았다"며 "(진)선규 또한 마찬가지다. 일부러 약간 좀 부족함을 자초해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형답게 동생답게 (서로를) 긴밀하게 해줘서 좋았다. 너무 가정적이고 일에 대한 프로 정신이 대단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이동휘는 '도리화가'에서도 같이 했었다. 개그감이 좋은데, 이번엔 본인 스스로도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역할을 잘 살릴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 무게 중심을 갖고 견인차 역할을 해줬다"며 "공명은 초식남처럼 생긴 건 멍뭉이인데, 태권도와 축구를 했다. 허벅지가 대단하더라.(웃음) 기분 좋게 배우려고 하는 열정 있는 모습이 그 자체로 너무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했다가 전국 맛집으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수사극이다. 극 중 류승룡은 마약반을 이끄는 고반장을 연기하며 '류승룡표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는 23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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