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공판준비기일 열려… 상해치사 혐의 대부분 부인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중학생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생들이 법정에서 폭행해 다치게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망에 이를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상해치사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공갈ㆍ공동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15)군 등 남중생 3명 변호인 측은 15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폭행과 상해 부분은 인정하지만 폭행과 피해자 사망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해치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여중생 B(17)양 변호인 측도 이날 검찰 측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했으나 피해자 C(당시 14)군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막으려고 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A군 변호인 측은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나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피해자 한쪽 손을 잡아 떨어지게 않게 했다”라며 “이후 옥상 난간을 넘어 에어컨 실외기에 서있던 피해자에게 ‘잘못했다. 죽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피해자가 뛰어내렸기 때문에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A군이 자신 패딩 점퍼가 일본 디즈니랜드에서 산 20만원짜리라고 거짓말을 해 C군 고가 패딩 점퍼와 교환한 혐의(사기)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친구로부터 패딩을 받을 때 들었던 얘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득을 얻기 위해 피해자를 속인 게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C군이 사망하기 전 C군을 위협해 전자담배를 빼앗은 혐의(공동공갈)는 모두 인정했다.
다른 남중생 2명 변호인 측도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폭행하고 한 공원에서 C군 전자담배를 빼앗은 혐의는 인정했으나 상해치사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B양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라며 “(다만 피해자가 아파트 옥상에서) 난간을 넘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고 지체 없이 달려가 어깨 부위와 손목 부분 옷을 잡아 (막으려 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A군과 B양 등 4명은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5시 20분쯤 인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폭행에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C군을 78분간 마구 때렸고 C군은 폭행을 피해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옥상에 뛰어내려 숨졌다. A군 등은 C군에게 침을 뱉고 바지를 벗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등은 경찰 조사 당시 “C군이 A군 아버지 얼굴에 대해 험담하고 우리들과 노는 것보다 게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C군이 숨진 직후 “도망가면 의심을 받으니 자살하려고 뛰어내린 것으로 입을 맞추자”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 등 남중생 3명은 같은 날 오전 2시 10분쯤 연수구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C군을 인근 공원으로 끌고 가 14만원 상당 전자담배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A군에게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A군은 지난해 11월 11일 오후 7시 30분쯤 C군에게 거짓말 해 베이지색 점퍼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이 패딩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입고 있었다.
A군 등 4명의 첫 번째 정식 공판은 2월 28일 오전 10시 35분에 열린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