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라마다 앙코르호텔 화재에 대해 수사 중인 천안서북경찰서는 15일 호텔 내부와 주변 상가 폐쇄회로(CC)TV 영상확보에 나서는 등 화재 원인규명 자료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35명으로 구성한 수사전담팀을 꾸린 경찰은 전날 저녁 호텔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11시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서, 한전, 가스안전공사 등이 합동 감식을 해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호텔 직원 김모(53)씨가 숨져 목격자 진술을 받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씨의 사인규명과 화재 원인, 건축 및 소방관련법 위반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화재 당시 건물 천장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조사를 맡은 한 소방관은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지하에서 불길이 꺼지지 않고 계속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으로 볼 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호텔은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스프링클러 감지기 고장으로 적발됐던 사실이 밝혀졌다.
천안 서북소방서는 지난해 7월 30일 한 민간 시설관리업체에 의뢰해 이 호텔에 대한 종합 정밀점검을 했다. 점검 결과 ‘스프링클러 AㆍB 감지기 미연동’으로 적발됐다.
스프링클러 감지기 미연동은 감지기가 연동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가 터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소방서는 최대 60일 이내에 스프링클러를 수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치명령서를 발부했으며 호텔 측은 바로 개선 조치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법에 따라 위탁점검을 했으며 적발된 사항은 소방서 직원이 직접 나가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점검이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점검이 부실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화재로 연기흡입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19명 가운데 상태가 호전된 6명은 이날 오전 귀가했다.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13명은 천안과 아산지역 병원 4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2명도 상태가 좋아져 퇴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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