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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숙명여고 나오나… 서울 고교 9곳 의심사례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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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숙명여고 나오나… 서울 고교 9곳 의심사례 적발

입력
2019.01.16 04:4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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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와 자녀 같은 학교’ 79개 중고교 특별점검 

Figure 1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Figure 1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 수사결과가 발표된 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교장, 교사의 성적 조작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화학과목을 가르치는 A씨는 지난해 같은 학교에 입학한 자녀 B군이 소속된 1학년을 담당했다. A교사는 화학 시험 출제와 관리에서 배제됐지만 같은 과목의 수행평가에는 그대로 참여했다. B군의 지난해 화학과목 성적은 2등급으로, 다른 과목(4~5등급)에 비해 월등히 좋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고등학교의 교사 C씨는 전 학년의 시험원안을 결재하는 교무부장 보임을 맡고 있다. C씨는 지난해 1학기엔 모든 과목을, 2학기부터는 수학 등 일부 과목의 시험 출제를 검토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중인 자녀 D군은 지난해 2학기 과목 중에선 유일하게 수학에서 1등급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례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9건의 부정 의심 사례가 적발돼 감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자녀가 관련 과목에서 월등한 성적을 보인 경우도 포함돼 감사에 따라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에게 시험지를 유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숙명여고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교원 자녀 동일교 재학학교 특별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내 중고등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닌 경우는 지난해 기준 중학교 24곳, 고등학교 55곳으로 확인됐다.시교육청은 이들 학교 79곳에 다니는 116명에 대해 한달 동안 특별점검을 실시했고, 이중 9곳에 대해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9건은 대부분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학년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험관리 과정에서 교사를 배제하지 않거나, 같은 학년에 속해있으면서 교사를 출제에 참여케 하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험 출제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부모가 교무부 소속으로 직접 지도하거나 시험감독과 관리를 총괄하는 교감이나 교장 등 고위직에 종사한 사례도 여럿 포함됐다. 이 중에는 학생이 교사와 직접 관련된 과목에서 타 과목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경우도 있어 의심을 키웠다. 학부모들이 숙명여고와 같은 사례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며 학교와 교육당국을 불신하는 이유다.

시교육청은 이들 9곳에 대해 적발 즉시 교사를 같은 학년 지도에서 배제하고 결재 등 평과 과정에서 전면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9건 중에는, 5곳은 현재 감사가 진행중이고 4곳에선 감사를 위한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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