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한 미술관에 맥도날드 마스코트가 십자가에 걸린 조각품이 전시돼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작품은 핀란드 작가 야니 레이노넨의 2015년 작으로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의 마스코트 ‘로널드 맥도날드’가 십자가에 박힌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 수백 명은 지난주 이스라엘 하이파 미술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맥예수(McJesus)’ 철거를 요구했다. 이들은 항의의 뜻으로 미술관에 화염병과 돌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최루 가스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진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맥예수를 포함해 미술관에 전시된 일부 작품이 기독교인들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인 와디 아부 나사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가 사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러한 작품이 비 기독교인들을 향한 것이었다면 세상이 뒤집어졌을 것”아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미술관 측은 철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맥예수는 자본주의 숭배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고, 해당 작품이 전시됐던 다른 나라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 심지어 하이파 미술관에 전시된 수 개월 동안에도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지만, 최근 맥예수 사진이 인터넷에 공유되면서 시위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전시관엔 ‘해당 작품은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가 없다’는 표시가 게시된 상태다. 미술관장 나심 탈은 “이것(표시)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며 “우리가 철거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다음 번엔 정치인들이 다른 것들을 내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