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지난해 은밀하게 핵능력 높여와
북미 대화 불구, 핵개발 새로운 단계 진입
북한이 지난해 6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 물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미 대화의 교착국면이 지속되면서 은밀하게 핵 능력을 높여온 북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위성사진과 정보당국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북한은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핵능력을 확장해왔다”며 “6개의 핵탄두를 추가로 제조할 수 있는 물질을 확보해 북한의 핵무기는 20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전날 주일미군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북한이 15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추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비영리단체 하나의지구미래재단의 비확산전문가 멜리사 해넘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늦추거나 중단했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은 새로운 단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확산시키지도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미 핵무기 연구개발에서 대량생산체제로 발전하며 핵무기 보유국 반열에 오른 만큼 북한의 이런 주장은 허구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북한은 지난해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공언했지만 재처리 시설은 계속 가동하고 있다”며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공장도 작업을 멈추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온갖 물밑 접촉이 북미 간에 진행되고 있지만 그 사이 북한은 조용히 미국 본토를 타격할 기술을 완성시켜 왔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ICBM의 핵심인 재진입 기술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게 한미 당국의 공식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르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ICBM을 생산한 나라 가운데 재진입체를 만드는 문제에 가로막힌 경우는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해넘 국장도 “북한은 ICBM 성능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핵무기와 미사일 운반체를 대량생산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핵 목록을 공개하고 사찰하지 않는 한 북한의 실제 무기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실험 없이도 진전할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 감시하고 파악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루이스 소장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축시킬 정도로 큰 정치ㆍ경제적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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