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USFJ)이 지난해 말 제작한 ‘주일미군의 임무’ 관련 동영상에서 독도를 한일 간 분쟁지역으로 명시하고, 북한을 15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한 ‘핵보유 선언국가’로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독도와 관련, 한국 정부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며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 인정한 것 역시 미국 역대 행정부의 기존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군이 지난해 12월18일 주일미군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게재한 관련 동영상은 일본이 위치한 동아시아를 “세계 3대 경제대국 가운데 2개 나라(중국ㆍ일본)와 3개의 핵보유 선언국(러시아ㆍ중국ㆍ북한)이 존재하는 곳”으로 설명했다. 또 북한이 15개 이상의 핵무기(15+ Nuclear weapons)를 보유한 것으로 표시했다. 주일미군의 자체제작 동영상이기는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개수를 명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동안 미 정부는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는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평가해왔지만, ‘핵태세검토(NPR)’ 보고서 등에서도 핵탄두 개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해석될만한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 주일미군이 이와 상충되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한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일미군은 또 독도와 관련, 일본 입장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관련 동영상에서 주일미군은 남중국해와 센카쿠제도, 리앙쿠르 암초(독도의 다른 표현), 쿠릴열도를 동아시아의 주요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적시했다. 주일미군은 미국에게는 동아시아의 또 다른 핵심 동맹인 한국 영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분류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주일미군과 대응하는 주한미군은 독도문제 및 북한 핵보유와 관련, 유사한 동영상이나 관련 설명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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