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배출로 인한 어장 피해에 대한 조사가 처음 실시된다. 조사 결과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보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도내 하수처리장 증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 해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도내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배출 과정에서 주변 바다가 오염돼 어족자원이 감소하는지 등 어장 피해 여부에 대한 조사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하수처리와 어장 피해와의 연관관계를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상하수도본부는 사업비 4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지역 동부(월정)ㆍ서부(판포)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방류수로 인해 어장이 황폐화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용역을 추진한다. 용역업체 선정도 이달 중에 이뤄질 예정이다. 서귀포시 지역은 2억5000만원이 투입돼 대정ㆍ보목하수처리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남원ㆍ색달하수처리장은 내년에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는 내년 초에 제시될 예정이며, 하수처리장 방류수로 인근 어장의 소라ㆍ전복 등 어족자원 어획량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피해 보상도 추진될 예정이다. 또 도내 하수처리장 증설 과정에서 해당 마을 어촌계가 어장 피해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이번 용역 결과를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어 행정과 주민과의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도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해당 마을 주민과 해녀들이 하수 방류로 어장이 심각하게 황폐화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도는 또 과부하에 걸린 제주지역 하수처리장 시설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도두)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제주(도두)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도두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국비와 도비 등 총사업비 3,887억원을 투입해 1일 처리용량을 기존 13만톤에서 22만톤으로 9만톤 늘리는 사업이다. 도두하수처리장은 제주시 동지역 생활하수를 처리해 왔지만 최근 유입인구와 각종 개발사업 증가에 따라 하수발생량의 급격한 증가로 가동률이 99%에 달하는 등 처리용량이 한계에 달했다. 이 때문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두하수처리장에서 4차례나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그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환경부로부터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
강창석 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하수처리와 어장피해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도내 하수처리장 증설을 놓고 발생하는 주민들과 갈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와 병행해 한계에 다다른 도내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용량 확대를 위해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등 하수처리 개선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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