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2017년 5월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물러난 지 1년 8개월 만에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그를 보는 시선은 기대와 견제, 착잡함과 비난으로 갈린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보수의 리더로 거론된 만큼 그의 입당이 한국당의 권력 구도와 보수 재편은 물론 여야 역학관계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박근혜 정부에서 최고위직을 지낸 사람이다. 그 멍에를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해 벗어던지고 ‘무임승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완벽한 오산임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황 전 총리는 입당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에 입당하겠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왜 지금이냐’고 묻더라”며 “나라가 크게 흔들리고 국민들이 힘들어 하는 이때 나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당의 변화와 혁신에 힘을 보태고 나아가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며 우리가 지켜 온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받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국민통합을 위해 의욕과 용기를 갖고 새 출발하겠다”는 말도 했다. 당권,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한국당 분위기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리더십 공백 상태가 장기화한데다, 원내대표 경선 이후 친박으로 급속히 회귀하는 기류를 반영한다. 물론 친박 내부에서도 “황 전 총리가 당권에 나서면 ‘도로 박근혜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힌다”는 우려가 나오고, 비박 역시 “탄핵 때 정권 2인자로서 아무 한 일도 없는 사람이 꽃가마만 타려고 한다”고 비판하지만 대세는 아니다. 반면 민주당과 다른 야당은 비난 일색이다. “정당 가입은 자유지만 국정농단 정부의 핵심 부역자로서 반성과 사과가 먼저”라는 것이다. ‘철면피’라는 막말도 나왔다.
반응이 격하다는 것은 황 전 총리의 정치적 잠재력이 크다는 반증이다. 한국당의 당권 게임과 리더십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그러나 ‘부끄러운 침묵’으로 일관한 그의 귀환을 보는 마음은 결코 편치 않다. 그가 한국당을 넘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뼈저린 ‘고해성사’를 앞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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