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대학교가 김상돈 의왕시장과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와 ‘비투비’ 멤버 등 연예인 학생에게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점을 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들이 딴 학점과 학위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4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첫 회의를 개최하고 학사 특혜 의혹이 제기된 동신대와 부산경상대학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동신대는 2010~2013년 명문화된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학과 내부 방침에 따라 전 비스트 멤버인 이기광 용준형 윤두준 장현승과 비투비의 서은광 육성재의 방송 활동을 출석으로 인정했다. 특히 방송연예학과에 재학 중이던 가수 추가열은 규정과 달리 학사 학위가 없는데도 실용음악학과 겸임 교원으로 임용됐다. 그 역시 정상적으로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들 7명에 대한 학점과 학위를 취소하기로 했다. 동신대에도 담당 교원의 징계와 경고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2005년 동신대에 편입한 김상돈 의왕시장이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고 학점과 학위를 취득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 학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시 시의회 의원이었던 김 시장의 의정 활동 기록과 동신대의 수업계획서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제대로 출석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에게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본인은 수업에 충실히 출석했다고 진술했으며 공소 시효가 지나 수사 의뢰도 어렵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 장관은 여수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2003~2004년 동신대 사회개발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여수시청에서 동신대까지 144㎞ 거리인데다 전 과목 A+를 취득하고 장학금까지 받아 지난해 청문회 때 학교가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특혜 의혹이 있었다.
전문대학인 부산경상대는 감사 결과 2016∼2018년 총 301명을 부정 입학시키고, 전 과목 F학점을 받은 92명을 제적 처리하지 않는 등 학사 관리를 소홀히 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 학교는 2010년 이사장 여동생의 건물을 실거래가보다 최대 4억5,000만원가량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는 8년 넘게 방치한 사실도 적발됐다. 1999∼2015년에도 토지와 건물을 158억원 상당 매입했으나 활용하지 않아 재산세만 2억여원을 교비로 지출한 점도 드러났다. 학교법인이 이사회 회의록을 세 차례 허위 작성한 사실도 감사 결과 밝혀졌다.
이에 교육부는 부산경상대에 현 총장 파면과 전임 입학 실장 해임 등 28명에 대한 징계와 △부정 입학 학생 입학 취소 △부당한 학점을 받은 학생에 대한 학점 취소 △학칙 개정을 통보했다. 행정처분위원회를 거쳐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도 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신대와 부산경상대에 대한 대학 재정지원 사업비를 감액하고 관련자 수사 의뢰도 검토한다.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은 교육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발족한 사회부총리 직속 기구다. 사회부총리가 단장을 맡고 교육부 차관, 기획조정실장, 고등교육정책실장, 학교혁신지원실장 등 8명이 참여하는 월 2회 상시 점검회의로 운영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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