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숨쉬기 힘든 날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이틀 연속 이어졌음에도 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11일부터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대기가 정체한 가운데 국외 유입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먼지가 합쳐지면서 계속 축적된 데다, 습도가 높고 안개까지 발생하면서 먼지가 지표 가까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15일 오전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지난해 말 중국 환경생태부 대변인이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며 중국 책임을 부인해 논란이 됐다. 우리 국민들이 숨이 막히는 고통을 겪는 와중에 미세먼지를 쏟아내는 당사국이 대책은커녕 책임을 부인해 가슴을 더 답답하게 했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국제적 다툼을 해결할 묘책이 보이지 않는 만큼 인내심을 갖고 중국과 이견을 좁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960, 70년대 영국과 서독의 산업화로 발생한 산성비가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산림을 황폐하게 만들자 이를 국제협력으로 해결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1972년 북유럽 국가들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뒤 영국과 서독이 책임을 부인하자 끈질기게 설득과 협상을 이어갔다. 그 결과 1985년 산성비의 주요 원인 물질인 황산화물 감축 목표를 명시한 헬싱키의정서 채택에 성공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국제협력은 현재 초기 공동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중일 3국이 2000년부터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2016년에는 우리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한결같이 ‘한반도 상공 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이 외부에서 날아온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런 국제연구를 좀 더 활발하게 진행하면 중국도 공동대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우리 내부적인 미세먼지 저감 노력과 함께 중국 중앙ㆍ지방 정부와 협력해 노후 공장 및 경유차에 대한 매연 저감장치 공급 등 다양한 협력 방안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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