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도부가 정부 기조에 반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여권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지렛대 삼아 탈원전 정책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송 의원과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신한울 3ㆍ4호기 공사 재개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탈원전 따른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공격적으로 나타나고 민심위반이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세력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정책이 잘못된 길로 갈 때는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잘못된 정책 바로잡는 집단이어야 한다. 용기있는 발언을 환영한다”고 두 인사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내에서 하는 정책과 해외 정상들에게 하는 말이 다른 탈원전 인지부조화 코미디는 그만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송 의원의 용기 있는 고백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ㆍ여당은 귀기울여야 한다”며 “급격한 탈원전 추진과정에서 이전 정부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정해지고 진행된 건설 철회 행위는 정부 정책 추진 신뢰를 크게 무너뜨리는 일이다. 신한울 3ㆍ4호기 재추진 문제를 다시 한 번 적극 검토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당 대표는 송 의원의 주장을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반박한 대목을 두고 민주당 내 분열 조짐으로 해석했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당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며 “여러 사건이 있지만 분명한 건 정부와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레임덕이 가속화되면 이런 일은 부지기수로 터질 것이다. 정부ㆍ여당의 독선은 더해지고 당의 분열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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