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 필요” vs “시대 변화 잘못 읽은 부적절 발언”
‘에너지 전환 정책’ 與 중진 첫 설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의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발언에 대해 “시대의 변화를 잘못 읽은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두고 여당 중진 의원끼리 설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우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송 의원이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면서 “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특위 위원장으로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우 의원과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2위까지 올랐던 4선의 송 의원이 탈원전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맞붙은 것이다.
앞서 11일 송 의원은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원전 1기의 경제적 효과는 50억달러에 달해 수출 시 중형차 25만대나 스마트폰 500만대를 판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노후 원전과 화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ㆍ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을 하다 보니 원자력업계가 여러 가지로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원전 정책이 바로 탈원전으로 가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소프트랜딩(연착륙)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은 전혀 급진적이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은 신규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노후원전은 수명연장 없이 폐쇄하는 것으로 2083년까지 2세대, 6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라며 “연착륙해야 한다는 송 의원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우 의원은 “노후 화력발전소가 문제이니 다시 원전으로 가자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주장”이라고도 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다. 그는 “2017년 OECD 국가의 신규발전설비 투자 중 73.2%가 재생에너지에 투자되고 있고 원전은 고작 4.2%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률은 2.9%로 OECD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두 중진 의원의 탈원전 논쟁과 관련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결정된 사안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표현이 탈원전이지 원전 비율을 계속 낮춰 60~70년 후에나 탈원전하는 것”이라며 “긴 과정을 밟아나가며 보완할 것은 보완하는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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