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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 동해서 표류… 일본은 나포 대신 긴급 구조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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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 동해서 표류… 일본은 나포 대신 긴급 구조조치

입력
2019.01.13 16:23
수정
2019.01.13 19:3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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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사 관계자가 9일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에 표류해 온 북한 목선을 조사하고 있다. 오키=교도 연합뉴스
일본 수사 관계자가 9일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에 표류해 온 북한 목선을 조사하고 있다. 오키=교도 연합뉴스

일본 당국이 동해 내 자신들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주장하는 지역에서 북한 어선이 발견됐는데도, 나포 대신 긴급 구조조치만 취했다. EEZ에서 발견된 한국ㆍ북한 어선에 대해서는 나포 조치를 하는 게 일본의 일반적 입장이며, 이번처럼 긴급조치만 취하고 풀어주거나 방치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 일본 사이 모종의 접촉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산케이(産経)신문은 13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오전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섬에서 350km 떨어진 일본 주장 EEZ 안에서 북한 어선이 표류하는 상태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 어선에서 선원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일본 수산청 단속선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선원들은 일본 측에 직접 구조를 희망하지는 않았으며, 일본 당국은 이를 받아들여 북한 당국에 표류 사실을 전하고 구조를 당부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이 신문은 북한 어선에 당장 큰 위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수산청 단속선과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현장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과거 이 해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은 조난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측에 강제 나포돼 조사를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일본이 자국 EEZ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에 대해 강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대북 관계 악화를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과 일본 사이에 관계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이 진행 중임을 반증하는 대목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선적 추정 선박이 일본 해안으로 떠내려온 사례는 207건에 이르며 올해 들어서도 총 9건이 확인됐다. 13일에도 아오모리(青森)현 니시쓰가루(西津軽)군에서 약 1.5㎞ 떨어진 바다에서 목조 선박이 포착돼 타고 있던 북한 남성 2명이 구조됐다. 앞서 8일 오키섬 해안에서 구조된 북한 남성 4명은 이날 입국관리국으로 인계돼 귀국 조치를 밟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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