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동전으로 수평 맞춰 복원
문화재청, 부재 방향 바로 잡고
부재 사이 고임조각 교체 등 재배치
동전을 끼워 수평을 맞춘 부실 관리로 비판을 받았던 국보 제209호 보협인석탑이 복원 52년 만에 온전한 모습을 찾았다.
문화재청은 부재 5개로 이뤄진 보협인석탑을 해체한 뒤 재배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13일 밝혔다.
보협인석탑은 원래 충남 천안 북면 대평리 탑골계곡 절터에 무너져 있었으나, 1967년 동국대가 부재를 수습해 1.9m 높이로 교내 박물관에 다시 세웠다. 기단과 탑신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또 다른 부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 형태가 온전하지 않게 복원됐다.
석탑은 기울어진 부재 사이에 동전을 끼워 넣어 균형을 맞추는 등 부실한 관리로 2016년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당시 “작은 충격에도 동전이 튕겨 나와 지진 발생시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청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석탑의 인문학·과학 조사, 부재 사이 고임조각 교체, 표면세척, 해체와 복원을 아우르는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가장 아래 부재인 제1석과 그 위의 제2석, 위에서 두 번째 부재인 제4석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본래의 형태대로 복원했다. 석탑 아래에는 별도의 받침석도 뒀다.
보협인석탑은 불경 ‘보협인다라니경’을 안치한 탑이다. 중국 오대십국 시기 남동부에 존속한 오월국 마지막 왕 전홍숙이 인도의 아소카왕이 부처의 진신사리를 8만4,000기의 탑에 나눠 봉인했다는 고사를 본 따 금·동·철로 만든 작은 탑 8만4,000기에 보협인다라니경을 넣었다고 전해진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탑을 보협인탑이라 한다. 국내에는 동국대 박물관에 있는 것이 유일한 석조 보협인탑으로,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보협인탑의 영향을 받아 외형이 거의 비슷하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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