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확정된 일정 아니지만… 상반기 안에 방문 가능성 높아”
손학규 “문 대통령, 밥 한끼 먹자는 말도 안해, 당대표에 대한 예의없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4월 방북, 5월 방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기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이 남북한을 연달아 방문한다는 얘기로, 올 상반기 한반도 정세가 급진전할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표는 11일 취임인사차 국회를 예방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이 4월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예정된 것 같고, 아마 5월에는 우리나라에 올 가능성이 매우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그렇게 되면 올 상반기는 각국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는 계기로, 이번 기회에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평화 공존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경협도 이뤄질 수 있고,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경제활성화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 대표와 만남을 마친 뒤 ‘시 주석의 방한ㆍ방북 시기가 확정됐느냐, 논의는 이뤄지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과 중국이 소통하고 있다. 대략 언제부터 언제 사이에 이뤄질 것이란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정된 일정은 아니다”면서도 “상반기 안에는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가) 특별한 정보를 갖고 이야기한 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상반기에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 외교활동이 벌어진다는 정도로, (이 대표가) 여러 정보를 듣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노 실장과 강 수석은 이 대표를 예방하기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이정미 정의당 대표 순으로 야당 지도부를 먼저 찾았다. 야당 대표들은 노 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국정문제에 대해 ‘당대표를 모시고 말씀을 들어야겠다’, 쓴 국물이라도, 밥이라도 한끼 먹자는 말씀이 없고 생각도 없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당대표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정미 대표도 “집권 중반기로 가는 시점에 대통령이 야당과 협력할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조속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이에 대해 “그럴리가 있겠느냐”며 “이 말씀 그대로 전달 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정국 현안에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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