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검사 성추행한 전직검사 1심서 징역 10월

검사 재직 시절 후배 검사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 진모(42)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다만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는 없다”며 진씨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진씨는 검사로 일하던 2015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을 받는다. 그는 사건 이후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나 대기업 법무담당 임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했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인 후배 검사는 2차 피해를 우려해 감찰이나 조사를 해달라는 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차원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출범 이후 기소된 진씨는 재판 과정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신체 접촉이었거나 추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피해자가 첫 번째 추행을 당할 때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진씨를 따라갔다가 재차 범행을 당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는 장소를 옮겨 사과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서로 검사인 만큼 사건이 너무 커질 수 있는 데다 인사ㆍ평판의 악영향을 두려워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