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 출석에 앞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법원본부 노조원들은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대법원 정문에 올라 양 전 대법원장을 규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정문 부근에 도착한 시민들은 ‘양승태는 사죄하라’, ‘사법적폐 청산’, ‘법피아 두목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검찰 조사를 30분 앞둔 오전 9시쯤 대법원 앞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이 입장문을 발표하자 시위대는 정문이나 담벼락 위에 피켓을 들고 올라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당한 인사 개입은 없었다”며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입장을 발표하는 양 전 대법원장 머리 위에는 전공노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피의자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서 이목을 끌었다. 이례적으로 검찰청사가 아닌 대법원 앞을 입장 발표 장소로 정한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이 그 이유를 묻자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 앞 입장 발표가 후배 판사들에게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시각에서 이 사건을 봐달라”고만 대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결국 검찰 포토라인 앞에는 멈춰서지 않았다. 대법원 앞에서 입장 발표를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승용차를 타고 조사 시간을 20여분 앞둔 오전 9시 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전날 마련된 포토라인 부근에 취재진이 운집했지만 양 전 대법원장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이 멈추지 않고 현관을 통과하자 탄식하는 취재진도 있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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