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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해바라기’ 2020년 올림픽 맞춰 일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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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해바라기’ 2020년 올림픽 맞춰 일본행

입력
2019.01.1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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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앞둔 영국, 일본에 선물” 관측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1888년작.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1888년작.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

영국 런던 소재 국립미술관인 내셔널갤러리가 빈센트 반 고흐의 1888년작 ‘해바라기’를 포함한 15세기~20세기 초 명작 60여점을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일본에 대여한다.

가브리엘레 피날디 내셔널갤러리 관장은 9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20년에 도쿄와 오사카에 작품 일부를 전시할 예정”이라며 “전례 없는 이 전시에서 내셔널갤러리의 소장품과 전문성을 공유할 것이며, 우리의 훌륭한 그림이 새로운 세대의 열정을 고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아트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이번 해외 대여 규모는 약 200년에 이르는 내셔널갤러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전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반 고흐의 1888년작 ‘해바라기’는 1924년 내셔널갤러리가 매입한 이래 네덜란드 반고흐미술관에 2002년과 2013년 총 2회 나간 것을 빼고는 런던을 벗어난 적이 없다. 내셔널갤러리는 ‘해바라기’ 외에 어떤 작품이 일본으로 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올해 중 작품 목록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고흐의 유명한 ‘해바라기’는 통상 1888~1889년 그가 프랑스 아를에 머물 때 그린 화분에 심은 해바라기 연작을 가리킨다. 총 7점 가운데 내셔널갤러리가 보유한 4번째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일본과도 인연이 깊은데, 7번째 작품은 도쿄 손포재팬닛폰코아미술관이 보유 중이고 2번째 작품은 일본인 사업가 야마모토 고야타(山本顧彌太)가 소장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한 화재로 소실됐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는 정치적인 함의도 있다.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로 인해 교역상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영국이 일본과 긴밀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선물이라는 관측이다. 제러미 라이트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미술관의 보물을 공유함으로써 영국을 세계에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시에 지지를 표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0일 런던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담할 예정인데 이날 총리실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행한 보도자료에도 ‘해바라기’ 등이 일본에 전시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메이 내각 측은 이번 방문에서 아베 총리가 ‘노 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현재 메이 총리가 밀고 있는 EU의 합의안을 지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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