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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틈새 영화제 어때요?

입력
2019.01.10 17:40
수정
2019.01.10 17:4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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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진실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 연분홍치마 제공
용산참사의 진실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 연분홍치마 제공

매서운 겨울 한파에도 바깥 나들이를 감행하고 싶어지는,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제들이 이달 열린다. 관객 참여가 곧 연대이자 응원이 되는 자리다. 새해를 시작하는 활기찬 발걸음을 이 영화제들에도 나눠주면 어떨까.

20일은 용산참사 10주기다. 여전히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용산참사를 되새기며 도시 재개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용산참사 10주기 도시영화제가 11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도시와 자연 등 공간을 소유하는 ‘권력 관계’를 주제로 작품 활동하며 매해 도시영화제를 열어 온 예술집단 리슨투더시티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인권단체이자 영화창작집단인 연분홍치마가 함께 기획한 행사다. 영화관인 인디스페이스뿐 아니라 옛 노량진수산시장과 경의선 공유지, 홍대 앞 식당 두리반 같은 철거민 투쟁 현장에서 영화 상영을 해 더욱 뜻 깊다.

경찰의 채증 영상과 철거민 재판 기록 등을 토대로 용산참사의 진상을 추적, 한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며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7만3,000여명을 동원한 영화 ‘두 개의 문’(2012)과 용산참사 생존자들의 현재를 담은 ‘공동정범’(2018)이 다시 관객을 만난다. 용산참사 이후 투쟁기를 담은 ‘23X371-용산 남일당 이야기’(2010)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2012), 철거민들의 재판 기록 ‘마이스윗홈-국가는 폭력이다’(2010) 등 대중에 덜 알려진 다큐멘터리도 상영된다. ‘어떤 점거’(2016)와 ‘도시목격자’ ‘청계천 DDP 젠트리피케이션’(2017)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서울 도심 곳곳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민의 목소리를 실어 나른다. ‘두 개의 문’과 ‘공동정범’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은 “용산참사 10주기를 추모하고 지난 10년간의 투쟁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많은 관객들이 참여해 아직 싸우고 있는 철거민들께 힘을 나눠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인디스페이스 상영작은 입장료 6,000원, 다른 공간 상영작은 무료 관람이다. 영화 상영 후엔 관객과의 대화도 열린다. 12일엔 용산참사를 기록해 온 미디어 활동가들이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나누는 포럼도 준비돼 있다. 상영 일정은 인디스페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자웨이 감독의 액션영화 ‘일대종사’.
왕자웨이 감독의 액션영화 ‘일대종사’.

18, 19일 충북 충주시에선 독특한 주제로 눈길 끄는 영화제가 첫 걸음을 뗀다. 9월 정식 출범을 앞둔 국제무예액션영화제의 프리영화제다. 단순한 오락물로만 여겨졌던 무예액션영화의 가치를 재발견 할 수 있는 영화 8편이 상영된다. 한국 이두용 감독의 1974년작 ‘돌아온 외다리’와 홍콩 나유 감독의 1971년작 ‘당산대형’을 비롯해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2003),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2013)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오동진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제가 국내 장르 영화 발전에 혁신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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