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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에 고교 졸업하는 결혼이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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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에 고교 졸업하는 결혼이주여성

입력
2019.01.1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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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충북산업과학고를 졸업하는 베트남 출신 장지수씨. 장씨 가족 제공
11일 충북산업과학고를 졸업하는 베트남 출신 장지수씨. 장씨 가족 제공

두 아들을 둔 30대 결혼이주 여성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는다.

주인공은 11일 충북산업과학고 마케팅경영과를 졸업하는 베트남 출신 장지수(31·베트남이름 쩐티미수엔)씨. 장씨는 이날 열리는 제63회 졸업식에서 134명의 졸업생을 대표해 정근상을 받는다. 학교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인 그는 3년 동안 독감으로 딱 하루 결석했다.

베트남 남부의 한 빈농 가정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2008년 충북 옥천으로 시집왔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향에서 중학교만 나온 그는 배움의 한을 풀기 위해 2016년 충북산업과학고에 입학했다.

그는 슬하에 초등학교 3학년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암투병을 하다 지난달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10년 넘게 모시고 살았다. 어머니이자 며느리로 억척스럽게 생활하면서도 그는 어린 학생들과 똑같이 등교하고 공부했다.

가장 든든한 응원군은 남편(52)이었다. 남편은 고교 진학을 권유하고, 늦게 공부할 때는 살림까지 도맡으며 외조를 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남편은 쉽지 않은 학교 공부를 보충해주는 가정교사 역할도 했다.

그는 새 학기에 충북도립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사회복지사로서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결혼이주 여성의 권익 신장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장씨는 “학창시절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 선생님과 급우들에게 감사하다”며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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