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이 (가칭)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을 위해 추진했던 100억원대 규모의 '재밋섬파크'(이하 재밋섬) 건물 매입 논란과 관련해 계약 절차가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부동산 매입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최근 도에 행정상 조치 4건(기관경고 1ㆍ주의 2ㆍ통보 1)을 요구했다고 10일 밝혔다. 감사위는 또 재단 직원 3명에 대해 징계와 경고 처분을 요구하고, 재단의 기본재산 운용 등에 대한 지도ㆍ감독 책임을 물어 도 관계 공무원 2명에게도 훈계 조치했다.
재단은 앞서 지난해 6월 제주지역 예술인 활동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연습공간을 마련하고, 광역 단위 문화예술활동의 거점을 조성하는 (가칭)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지하 3층ㆍ지상 8층 규모의 재밋섬 건물을 106억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재단은 재밋섬 건물 매입 과정에서 매매대금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설정하는 일반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나 계약금을 2원(토지 1원ㆍ건물 1원)으로 약정한 반면 중도 해약금은 20억원으로 설정해 계약 해지 시 과도한 해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사위는 법률자문을 거친 결과 계약 자체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밋섬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 부실 여부에 대해서는 매입가 타당성 검토 의뢰를 받은 국토교통부가 한국감정원을 통한 현지실사 및 심의위원회 검토 과정을 거쳐 ‘다소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해당 건물 인근 지역의 쇠퇴상황을 고려할 때 적정 시장가치 산정을 위해 시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했지만 이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감사위는 재단측에 아트플랫폼사업의 타당성 검토 및 공감대 형성 부족, 매매계약서의 불합리한 약정 내용 등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추진 여부 등 효율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감사 결과는 기존 도의회의 지적을 한 번 더 확인해 주는 내용이며 당연한 결과”라며 “제주문화예술재단의 (가칭)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계약 관련 당사자 간 신속한 협의를 통해 도민 혈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