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 등을 통해 여성 래퍼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김대웅ㆍ30)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는 10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블랙넛은 2017년 4월 발표된 ‘투 리얼(Too Real)’이란 곡을 통해 키디비(본명 김보미)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곡 가사는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먹어’ 등의 내용을 담고 있고 있다. 2016년 2월부터 9월까지 총 4차례 열린 공연 도중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몸짓과 퍼포먼스를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는 피해자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노래가사에 끌어들였다”며 “표현방식과 내용이 매우 저속해 인격권의 본질을 침해한 데 이어,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고려해도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예술 내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피해자의 인격권과 명예감정도 매우 소중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국민의 중요한 권리로 두텁게 보호돼야 하지만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보호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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