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0%, 수도권 집값은 0.5%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정원이 연간 집값 전망을 공개한 2014년 이후 첫 하락 의견이다.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 거시적인 경제 여건 둔화 등이 매수 심리를 가라앉히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감정원은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사무소에서 ‘2018년 부동산시장 동향 및 2019년 전망’을 발표했다. 감정원이 국내외 경제 동향, 물가상승률, 금리 등을 고려한 자체 가격결정모형을 활용해 추산한 결과로, 수도권 집값은 전년 대비 0.5% 하락, 지방은 1.8%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감정원 산하 KAB부동산연구원의 채미옥 원장은 “정부 규제강화 영향과 대내외 경제여건 둔화,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매수심리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핵심인 서울은 인근 지역의 입주 물량이 상당해 약보합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세시장도 약세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전국 전셋값은 지난해보다 2.4% 하락하고,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2.2%, 2.7%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감정원은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유지됨에 따라 전세수요가 증가하는 반사효과는 있겠지만 입주 물량이 그 이상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하락할 걸로 전망했다. 올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86만건)보다 5.5% 감소한 81만건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년(1.5%)보다 0.4%포인트 낮은 1.1%를 기록했다. 서울 집값이 6.2% 급등했고, 광주(3.9%), 대구(3.6%), 전남(2.9%), 대전(2.5%), 세종(2.2%), 경기(1.9%) 등 일부 지역은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서울은 지역(강남-강북)이나 주택 규모와 상관없이 아파트 매매가격이 2016년과 2017년 상승률을 초과했다. 반면에 울산(-6.9%), 경남(-4.8%) 등은 지역산업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전년보다 큰 폭 떨어지며 지역별로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전국 지가는 0.4% 상승했다. 2010년 11월 이후 97개월 연속 상승세다. 3기 신도시 대상 지역은 모(母)도시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누적 지가변동률을 보여 사전 정보유출이나 투기세력 유입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감정원은 판단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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