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구매 등 진전… 지식재산권•보조금 지급 등은 핵심쟁점은 이견
미국과 중국이 7일부터 3일간 벌인 차관급 무역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으나 지식재산권과 정부 보조금 지급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이 추가 협상의 토대를 만들면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9일 협상이 종료된 후 내놓은 성명에서 “양국간 무역관계에서 공정성과 상호이익, 균형을 달성하기 길을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며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밝혔다. USTR은 또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투자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도용, 비관세장벽, 사이버 절도 등에 대한 중국의 구조적 변화를 달성하겠다는 관점에서 지난해 12월1일 아르헨티나에서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합의한 '90일 휴전' 합의의 일환으로 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대표단의 일원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ㆍ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협상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협상 상황과 관련해 "좋은 며칠이었다"며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이번 협상에 대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서로 관심을 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를 쌓았다”면서 “쌍방은 계속 긴밀히 연락을 취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구체적인 합의 사안을 밝히지 않았으나, 농산물을 비롯한 미국산 제품 구매와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해선 진전을 이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던 8일 대두, 옥수수 등 5종의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삭감과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에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중국은 국영기업을 중국 공산당 통치의 근간으로 보면서 수년간 국영 기업 분야의 덩치를 키워왔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양측이 이번 협상을 통해 협상 결렬의 파국은 피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간 고위급 회담에서 최종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2일~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 행사를 계기로 향후 협상 윤곽이 잡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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