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6천억달러 달성”…혁신성장도 숫자로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치’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만큼 정책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 실정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불을 달성했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다”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경제강국 ‘30-50클럽’에 가입했다”고 경제성장에 대한 수치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혁신적 포용국가’를 언급하면서도 숫자를 비유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1대 99 사회 또는 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수치 제시는 혁신성장의 정책 효과 부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문 대통령은 “작년 사상 최대인 3조4,000억원의 벤처투자가 이뤄졌고 신설 법인 수도 역대 최고인 10만개를 넘어섰다”며 “전기ㆍ수소차 보급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전기차는 지난해에만 3만2,000대가 새로 보급됐다”고 했다. 이어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ㆍ수소차 6만7,000대 보급, 데이터ㆍ인공지능ㆍ수소경제 등 전략적 혁신산업에 1조5,000억원 투자, 연구개발 관련 예산 사상 최초 20조원 돌파 등을 언급했다.
사회안전망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도 숫자를 나열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근로장려금을 3배 이상 늘려 총 4조9,000억원이 334만 가구에게 돌아간다”며 “지난해 상용직의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만 47만명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또 “국공립 유치원은 계획보다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올해는 작년 두 배 수준인 1,080학급이 신설될 것”이라며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받는 아이들도 지난해 36만명에서 2022년 53만명으로 대폭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노력으로 작년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35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9번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이어 ‘성장’과 ‘혁신’은 각각 29번, 21번 거론했다. 이 가운데 ‘고용’과 ‘일자리’를 각각 9번, 3번 언급해 고용지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소득주도성장은 한 번 언급된 반면 혁신성장은 3번 언급하면서 혁신성장에 무게를 뒀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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