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퇴근길 우연히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진압한 소방대원이 신속한 화재 진압을 위해 “평소 옥내 소화전 사용법을 미리 숙지해 두면 좋다”고 당부했다.
인천 송현119안전센터 소속 정기영 소방위는 9일 C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8일 회식 후 집에 가다 인천 동구 송현동의 한 열쇠점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사건에 관해 말했다.
정 소방위는 이날 저녁 퇴근 후 소방대원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 어린 딸을 돌보기 위해 먼저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정 소방위는 걸어가던 중 열쇠점에서 불이 난 상황을 목격했는데, 당시 불은 바로 옆에 있던 8층 건물로 번질 위험이 있었다.
정 소방위가 화재를 진압한 데 큰 도움이 된 건 옆 건물에 있던 ‘옥내 소화전’이었다. 현행 소방법상 근린생활시설 건물 면적의 합이 1,500㎡ 이상인 경우 옥내소화전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정 소방위는 “소화기로 바로 진압할 수 있는 규모의 화재가 아니었다. 보통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옥내 소화전이 있는데, 옆 건물에도 있을 것 같아 가보니 있길래 방재를 했다”고 말했다. 정 소방위는 한 손으로 방재를 하며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꺼내 식사 중인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정 소방위는 “동료들이 바로 달려와 준 덕분에 초동 대처가 원활히 됐다”며 “같이 근무를 하다 보니 현장에서 굳이 임무를 나누지 않아도 각자 할 일을 찾아 빠르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불은 약 15분 만에 꺼졌다. 열쇠점 주인인 80대 할머니가 경미한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점포 50㎡와 건물 외벽 20㎡이 불에 타 75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 소방위는 평소 소화기뿐만 아니라 소화전 사용방법을 숙지해두면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소화기 사용 방법과 위치를 먼저 파악해 주시는 게 제일 좋고, 옥내 소화전 사용 방법이 소화기함에 부착돼 있기 때문에 읽어보고 연습해보시면 좋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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