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힌 김용(60) 세계은행 총재가 미국 사모펀드로 자리를 옮긴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김 총재가 2월부터 사모펀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의 파트너 겸 부회장으로 취임한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임기를 3년 반 가량 남기고 갑작스레 물러나면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민간 기업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GIP는 개발도상국에 전력, 수도, 교통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을 빌려주는 일을 주로 맡고 있다. 운용자산은 400억달러(약 44조8,680억원)에 달한다. 민간 투자펀드를 통해 공공예산이 부족한 개도국과 신흥시장의 기반시설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해 온 김 총재의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김 총재는 서울 태생으로 5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가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ㆍ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 다트머스대 총장을 지냈다. 아시아계 최초로 세계은행 총재에 올라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기후변화, 개발지원 확대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총재 임기는 2022년까지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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