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압수물 및 증거물 분석 중
조 전 코치 피의자 조사 시간 걸릴 듯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한 가운데 경찰이 증거물과 압수물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관련 증거물을 다량으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코치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심 선수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두 차례 실시했으며, 현재는 조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자료와 심 선수가 제출한 증거물을 분석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심 선수에 대한 피해자 조사는 고소장을 제출한 당일과 이달 초 등 모두 두 차례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심 선수의 추가 피해자 조사는 계획이 없는 상태지만 자료 분석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더 부를 것”이라며 “조 전 코치의 피의자 조사는 자료 분석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심 선수는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당일 조 전 코치에 대한 성폭행 고소장을 경기남부경찰청에 제출했다.
그는 고소장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여름부터 태릉 및 진천선수촌, 한체대 빙상장 등에서 수 차례에 걸쳐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두 달여 전까지 계속됐으며, 국제대회를 전후로 집중 훈련을 하던 기간에도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심 선수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지금도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얘기하기 어려웠을 텐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코치의 폭행과 성폭행은 서로 무관하지 않은데 조 전 코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때렸다고 주장하는 등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놨다”며 “심 선수는 그런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같은 짓을 또 저지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 전 코치 측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하며 반박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 선수 등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조 전 코치 변호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조 전 코치를 구치소에서 만나고 왔는데 심 선수가 이런 주장을 한 데 대해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며 ‘자신은 절대 성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했다”며 “아직 고소장도 받지 못한 상태여서 도대체 어떤 주장인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성폭행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선수가 밝힌 태릉 및 진천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의 라커룸은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공개된 곳이어서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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