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K팝 전문 칼럼니스트 타마르 허만
빌보드의 K팝 전문 칼럼니스트인 타마르 허만(사진)은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정체된 서구 음악의 빈틈을 채운 것을 성공 요인으로 평가했다. 특히 팬들과 메시지를 공유하며 공감한 것을 성공의 동력으로 분석했다. 허만은 그러나 K팝이 예술적 독창성이 부족한 점을 한계로 꼽으면서 다른 K팝 가수들이 미국 주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허만은 MTV, NBC,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K팝을 소개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K팝 평론가다.
-BTS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를 꼽는다면. 이들이 한국어 가사를 사용하는데도 미국에서 통한 이유가 무엇인가?
“서구 팝 음악 산업이 정체돼 있다. 특히 미국에선 외우기 쉬우면서 잘 제작된 음악으로 팬들과 메시지를 공유하는 젊은 스타가 그리 많지 않다. BTS는 그런 서구 팝 세계의 틈새를 채웠다. 다른 어떤 젊은 팝스타도 그 절반만큼도 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음악 청취자들은 가사를 곧바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사전을 통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비영어권 가사가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BTS의 성공은 K팝의 성공인가 아니면 예외적 현상인가. 다른 K팝 그룹도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BTS는 K팝이 없었다면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없었을 것이고 K팝은 BTS 때문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된다. 두 가지가 결부돼 있다. 하지만 BTS의 성취는 다른 어떤 것과 견줄 수 없는 예외적 현상이기도 하다. 다른 K팝 가수들이 이 같은 수준의 성공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잠재력은 있지만 현재로선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나는 예언가는 아니다. ”
-미국 사회에서 인종적 긴장이 고조되는데, 이것이 팝 문화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미국 정치가 점점 배타적으로 변할수록 미국 음악과 청중은 팝 문화에서 다른 리더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한다. K팝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에 들어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K팝이 미국 주류 음악계에 진입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언어와 지리적 문제가 어려운 요소긴 하지만, 미국 주류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아니다. 한국과 유럽중심문명간 문화적 차이와 함께 K팝 자체의 독창성의 한계가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주류 음악 청취자들은 누굴 모방 하지 않는 독창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K팝은 이런 것을 노골적으로 무시해 많은 사람들을 당혹하게 한다. 이는 소속 회사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침묵하는 것과 짝을 이룬다. 업계로선 충분한 준비 없이 음악을 계속 생산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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