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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올해는 ‘대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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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올해는 ‘대어’ 몰린다

입력
2019.01.10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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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주식공모액 기준으로 2013년 이후 가장 규모가 작았다. 상장기업은 100개 가까이 됐지만 매년 1, 2개씩 있었던 공모 규모 1조원대 ‘대어’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부진한 시장 상황을 이유로 상장 일정을 미뤘거나 새로 상장을 준비하는 대어들이 대거 나서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조원대 공모를 달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 97개 기업(코스피 7개, 코스닥 90개)이 신규 상장하면서 2조7,710억원을 주식공모로 조달했다. 상장기업 수는 2017년(82개)보다 15개 증가했지만 공모금액 규모는 전년(7조9,740억원) 대비 65.2%(5조2,030억원) 줄었다. 2013년(1조3,100억원) 이후 최저액이다.

지난해 공모시장이 외화내빈에 시달린 건 대어급 기업이 없었던 탓이다. 2017년만 해도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 아이엔지생명(현 오렌지라이프ㆍ1조1,055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등 공모 규모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상장이 이어졌지만, 지난해에는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애경산업이 1,978억원에 불과할 정도였다. 지난해 증시 부진으로 대기업들이 대거 상장을 미룬 영향도 작용했다. 공모 규모 1조3,000억원으로 예상됐던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4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예상 공모가가 기대치에 못 미치자 상장을 철회했다. 코스닥 최대어로 불렸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뒤 회계감리를 받다가 9월 상장을 전격 철회하고 추후 재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지난해에는 공모규모가 큰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공모규모 3,000억원 미만의 기업들만 시장에 상장했다”며 “증시 악화로 신규 상장 기업의 수익률도 저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거나 심사가 진행 중인 공모 규모 1조원대 기업이 즐비하다. 홈플러스리츠가 이르면 2월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IPO 추진을 공식화한 교보생명, 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SK루브리컨츠와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상장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여기에 매년 상장 후보로 꼽히는 호텔롯데(공모규모 6조원 예상)의 연내 상장이 현실화 할 경우, 올해 IPO 시장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동시 상장한 2010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10조원대 공모를 기록할 수 있다.

공모시장에 유망주들이 몰리면서 상장 시기를 둘러싼 기업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주식공모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인 만큼, 공모가 몰릴 때를 피해야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IPO들의 시장 재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업들이 연초에는 조심스럽게 상장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공모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상저하고’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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