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생산ㆍ경관조성 등으로 연매출 8억 올려 눈길
![[저작권 한국일보]한국에코팜 김영균(왼쪽)대표와 동생 상균 씨가 종자로 쓰일 콩 분류작업장을 살펴보고 있다.](http://newsimg.hankookilbo.com/2019/01/09/201901091141756009_4.jpg)


“공장만 유치하면 50∼100명을 고용하는 정도이지만 대기업과 농산물가공업체가 연계하면 수천명의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경북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국에코팜 김영균(43) 대표. 그의 꿈은 예천을 농산물 종자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다. 그 꿈의 원천은 한국에코팜에 있다.
한국에코팜은 햇반용쌀과 콩나물콩, 녹두, 보리 등 주요 식량자원의 종자를 대기업과 연계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국내 종자산업은 외환위기 후 대부분 다국적기업에 넘어갔다. 토종기업이 일부 있지만, 식량종자의 대부분은 다국적기업이 좌지우지한다.
김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종자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종자를 생산한다. 2015년 3월 CJ제일제당과 관련법인을 설립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생산량이 늘면서 10여 가구이던 생산농가도 4년 만에 60가구가 넘었다. 고령의 농민들이 관리만 잘 하면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어 갈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국에코팜이 마케팅부터 계약물량 확보, 수확, 포장, 배송 등을 맡으니 농가로서는 한결 수월하다.
김 대표는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꿈꿨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유아용품 판매점을 13년 정도 운영하다가 만난 아내와 고향에서 농사짓는 조건을 달고 결혼했다”고 했다.
2년 먼저 귀농한 그는 동생 상균(40)씨와 2012년 채종단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시골에도 미래가 있다. 아버지 때부터 자가 생산하던 종자에 마케팅을 접목하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축산분야도 생각하지 않은 게 아니지만 밑천이 많이 들고 축산 지식과 경험이 없어 종자생산으로 결정했다.
예천은 종자생산지로 최적지라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다. 소백산을 등지고 낙동강이 마을 앞으로 흐르고 있어 태풍과 가뭄 등 자연재해가 적은 등 적기에 물량을 공급하는 데 최적지라는 것이다.
종자생산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다른 어느 농작물보다 철저한 관리가 생명이다. 김 대표는 “CJ의 전문가가 상주하면서 연구하고 참여농가에 품종특성과 관리 등을 수시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코팜의 주력품은 녹두다. 예천 기후에 최적화한 신품종을 개발, 종자와 원물로 납품하고 있다. 종자와 더불어 파종해서 수확한 원물도 생산한다.
또 하나의 주요사업은 경관조성이다. 부산대저생태공원, 대구 동구 불로천과 하중도, 경북 신도청 등의 강변과 유휴지에 유채꽃과 코스모스 단지가 한국에코팜의 작품이다. 6월에 코스모스를 파종해 9월 꽃을 피우고, 10월에 유채를 심어 이듬해 4월 꽃 피워 봄 가을 꽃 축제장으로 만든다.
두 형제로 시작한 한국에코팜은 이제 정규직원이 7명, 연매출은 2억에서 8억원으로 성장했다. 60여 계약재배 농가 매출도 연 20억원 이상이다.
김대표는 앞으로 “3년 이내 종자 및 원물 재배 면적은 현재 300㏊에서 1,300㏊로 늘리고 참여농가를 300여명으로 확보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예천 전용 품종의 종자를 확대 보급하고 언젠가는 북한에 종자를 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ㆍ중소기업과 농어업의 상생협력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이 수 백억원이 있지만 거의 쓰지 못하는 걸로 안다. 농민과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코팜은 우리 농산물의 종자를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육성해 농촌 공동체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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