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파워인물] <5>한림대 6차 산업 동아리 ‘파밍크루’
‘홍달이’ 캐릭터 홍천사과 인기몰이
“농촌 활성화 젊은 아이디어 꼭 필요”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축수산임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모두 융합한 신(新)산업이다. 농산어촌 현지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이 가공과 마케팅 등 단계를 거치면서 부가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특징.
농촌의 먹을거리와 자연환경, 관광, 힐링을 아우르는 팜 스테이(농촌관광)가 대표적인 6차 산업 상품이다. 농산물 브랜드와 캐릭터는 6차 산업을 활성화 시키는데 꼭 필요한 이음새다. 농사를 짓는 것만큼이나 이미지 홍보가 중요한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기해년(己亥年) 새해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젊음을 건 10명의 도전자들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강원 춘천시에 자리한 한림대 창업동아리 파밍크루(farming crew).
“말 그대로 자신들은 농사 일꾼”이라고 동아리를 소개한 이들은 지난해 빨갛고 달콤하다는 의미를 담은 홍천 사과 캐틱터인 ‘홍달이’를 선보여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기후변화로 홍천이 사과 주산지가 됐는데도 여전히 사과하면 대구 등 경상도를 떠올리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홍천사과가 전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탄생한 캐릭터가 홍달이죠.”
손우정(22ㆍ융합인재학부)씨는 “일본 ‘쿠마몬’의 사례만 봐도 캐릭터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점에 주목하고 과일 꽃이 필 무렵부터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사과의 특징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로와 부사 등 홍천에서 주로 빨갛고 단맛이 강한 사과가 재배된다는 점에 착안 홍달이로 이름을 지었다”고 앙증맞은 캐틱터가 탄생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축제장과 판촉행사장에 등장한 홍달이 인기로 사과 판매가 늘어난 것은 물론 연필과 에코백, 손난로, 헤어핀 등 캐릭터 상품으로도 제작됐다. 한림대 창업보육센터 바이오기업의 도움을 받아 사과 엑기스가 담긴 미스트, 핸드크림까지 응용범위를 확대했다. “농활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니냐”던 우려가 찬사로 바뀐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림대 링크플러스(LINC+)사업단과 함께 홍달이를 이용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전국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 공모전에는 국악에서 동요,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출품돼 홍달이를 전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빨갛고 앙증맞은 홍달이 캐릭터는 군내 146개 사과농가는 물론 홍천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됐다. 파밍크루는 농가들과 함께 ‘모두가치’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이달 초에는 홍천군 사과협의회의 대표 브랜드로 상표 등록을 마쳤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8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우수가족기업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를 통한 온라인 홍보 방식을 농촌마을에 전파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젊은 아이디어가 고령화된 농촌에 한줄기 희망을 줬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이들은 농산어촌이 많은 강원도 입장에서 6차 산업 육성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산업 기반과 유통망이 취약한 농촌의 현실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송수용(26)씨는 “농업이 그저 생산에 그친 활동이 아닌, 다양한 활동과 접목해 농가와 지역에 더 큰 부가가치를 가져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히 다가가는 캐릭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밍크루는 올해 2단계 홍달이 프로젝트에 나선다. 캐릭터 상품 개발은 물론 ‘홍달이 송(song)’ 공모전 등 색다른 마케팅을 시도한다는 것. 물론 발로 뛰는 홍보도 함께 진행한다.
“농촌사회에서의 청년의 역할이 무엇이고, 기성세대와 어우러져 어떤 효과를 내는 지 보여주겠다”는 게 이들의 각오다. “농촌의 경험과 젊은 아이디어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우리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도전하겠습니다. 불가능은 없습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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