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추가 고소로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까지 드러나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 전 코치의 성폭력을 엄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 심 선수를 응원한다는 글도 이어졌다.
9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 전날인 8일 저녁 SBS가 관련 뉴스를 처음 보도한 직후부터 하루도 안돼 15건이나 올라왔다.
제안자들은 “뉴스를 보고 경악했다”며 “심 선수가 미성년인 17살 때부터 몹쓸 짓을 했다니 심각하고 중대한 악질 범죄”라고 비판했다. 또 “조 전 코치의 성폭력 혐의를 낱낱이 조사하고 엄벌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묵인, 방관하지는 않았는지 여부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선수가 조 전 코치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이후부터 꼽으면, 관련 청원은 36건에 이른다. 가장 많은 반응을 얻은 청원은 동의자 수가 13만여 명에 달한다.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얻을 수 있는 동의 수는 20만 건이다.
앞서 심 선수 측은 폭행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 중인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심 선수의 변호인이 밝힌 고소장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고등학생이던 2014년 여름부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한 달여 전까지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했다. ‘운동 계속 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함께다. 심 선수는 폭행 피해에도 선수 생활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힘을 얻었다는 팬의 편지에, 추가 고소를 결심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은 심 선수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다. 여성학자인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어렵게 용기 내어 고발한 당신 덕분에 많은 여성들이 힘을 얻고 미래의 피해자들이 구제됐다”며 “그런 참혹한 고통을 견디고 세계 최고가 된 심 선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 가해자를 향해 “사과는커녕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니 어떻게 당신들은 그리도 뻔뻔하고 무자비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녹색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신지예씨도 “어렵게 용기 내어 주신 심 선수를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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