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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9] 한국산 ‘세계 최초’ 기술들, CES 탄성 자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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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9] 한국산 ‘세계 최초’ 기술들, CES 탄성 자아내다

입력
2019.01.08 18:55
수정
2019.01.08 20: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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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반더월(오른쪽)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팀 알레시 HE제품마케팅 담당이 7일(현지시간)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TV를 시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데이비드 반더월(오른쪽)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팀 알레시 HE제품마케팅 담당이 7일(현지시간)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TV를 시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리모콘 버튼을 가볍게 누르자 세로 길이가 약 20㎝인 사각형 케이스 안에서 둥글게 말려있던 TV 화면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눈속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케이스 아래에는 투명한 유리 받침대가 놓였다. 말려 있던 65인치 TV 전체가 빳빳하게 모습을 드러내자, 전세계 취재진 1,000여명이 모인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에선 탄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벽이 반 바퀴 돌자 삼성전자의 98인치 초대형 QLED 8K TV가 모습을 드러냈다. 초대형 TV임에도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영상의 색깔과 움직임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초고화질(UHD) TV의 4배에 달하는 해상도를 자랑하는 8K TV를 5종이나 갖추고 판매에 들어간 건 한국 기업이 유일하다.

소비자가전박람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리 공개한 ‘최초’ 기술들로 들썩였다.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최초 공개’ 제품은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rollable) TV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이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직사각형의 사운드바 속에 TV를 말아 넣어둘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일부만 노출시켜 날씨나 음악 정보 등 간단한 정보가 표시되게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았다가 펴는 기술은 지난해 CES에서 LG디스플레이가 공개했었지만 당시에는 원리만 보여주는 시제품 수준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실제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양산형 제품은 이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LG전자에 롤러블 TV 패널을 공급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TV가 얼마나 튼튼할지 관심이 많은데, 내부 실험 결과 10만 번까지 말았다가 펼 수 있다”며 “LCD가 아닌 자발광 소재로 빛을 내는 올레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LG만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롤러블 TV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세계 취재진의 뜨거운 환호를 받은 또 다른 기기는 캡슐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였다. 효모와 맥아 등이 담긴 캡슐과 물을 넣고 5가지(IPA, 페일에일, 스타우트, 밀맥주, 필스너) 맥주 중 원하는 종류를 선택하면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쳐 2, 3주 후에 5ℓ의 맥주를 집에서 맛 볼 수 있다.

집에서 간편하게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LG 홈브루'. 캡슐 커피처럼 효모와 몰트(맥아) 등이 담긴 캡슐을 넣고 원하는 종류의 맥주를 선택하면 2, 3주 안에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 곽주현 기자
집에서 간편하게 수제맥주를 만들 수 있는 'LG 홈브루'. 캡슐 커피처럼 효모와 몰트(맥아) 등이 담긴 캡슐을 넣고 원하는 종류의 맥주를 선택하면 2, 3주 안에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 곽주현 기자

생생한 화질의 QLED 8K TV 98형을 최초 공개한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귀여운 얼굴을 가진 세 가지 ‘삼성봇’ 시리즈와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MES’가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가 실버 세대를 주 타깃으로 해 개발한 헬스케어 로봇 ‘삼성봇 케어’는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등을 측정하고, 복약 시간과 방법에 맞춰 약을 먹었는지 확인해준다. 삼성봇은 이외에도 공기청정 로봇 ‘삼성봇 에어’, 레스토랑과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삼성봇 리테일’이 있다.

보행 보조 로봇 ‘GEMS’는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뿐 아니라 실버 세대의 일상 활동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고관절,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65~84세 2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고관절에 로봇을 착용했을 때 걷는 속도가 20% 더 빨라졌으며, 발목 착용 때는 보행 대칭성을 25% 이상 개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료기기로 인증 받기 위해서는 규제가 까다로워 아직은 연구 단계”라며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반려 로봇'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다. 이 로봇에 손가락을 대면 혈압과 심박수 등을 측정해준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반려 로봇'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다. 이 로봇에 손가락을 대면 혈압과 심박수 등을 측정해준다. 삼성전자 제공

CES에서 한국 기업들처럼 ‘세계 최초’ 제품을 내놓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도 만만찮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은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시파이’를 전시할 예정이다. 비록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라 기술적으로 삼성전자의 인폴딩 방식에 뒤처진다는 평을 받지만, 완성된 형태의 제품을 공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국의 하이센스는 80인치가 넘는 8K U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으며, TCL도 8K TV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컸지만, 최근엔 경계해야 할 상대로 떠오른 게 사실”이라며 “우월한 국내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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