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방중, 시진핑과 4차 정상회담… 2차 북미회담 앞 북중밀월 과시
북중수교 70주년 맞아 경협 확대 모색… 시진핑, 김정은 생일 축하ㆍ선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8일 제4차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경제협력 확대를 포함한 북중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임박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간 전략적 협력을 적극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양국 외교ㆍ안보ㆍ경제분야 핵심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김 위원장 집권 후 4번째이자 북중 수교 70주년인 올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모두 첫 정상회담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은 그 자체로 양국 간 밀월관계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1시간 좀 넘게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와 북중관계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고 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시 주석은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한반도 대화와 정세 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북미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한 뒤 북미 간 대화 과정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국들이 단계별ㆍ동시적 조치를 책임있게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특히 이번 회동에서 최근 들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강력한 우군을 등에 업을 필요가 크고 중국 역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열쇠가 남북미 3국에 한정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은 북중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쌍방의 접촉 유지는 도움이 되며, 중국이 (부정적인) 변수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며 “중국은 항상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한달 가량 앞두고도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전격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었다.
양국 정상은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강조하며 양국 간 경협을 포함한 전면적인 교류 확대에도 의기투합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중국을 찾은 데 대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에 각각 사의를 표했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이른 시일 내 방북 추진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배석자들 사이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과 함께 북한의 개혁ㆍ개방 전략도 일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 직후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된 이 자리에서 시 주석 부부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선물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 부부는 만찬행사 말미에 중국 전통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10시15분께 특별열차 편으로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을 통과한 뒤 선양(瀋陽)ㆍ톈진(天津) 등을 거쳐 이날 오전 11시55분께 베이징역에 도착, 10일까지 이어질 3박4일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 방중에는 리 여사와 함께 대남 및 외교정책 책임자인 김영철ㆍ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박태성 과학기술ㆍ교육담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수행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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