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에 인구 유입 빠른데
도시 인프라 제자리걸음
소방관 1인당 주민 1381명 담당
인천 서구가 청라 검단 등 신도시 개발 등에 힘입어 남동구를 제치고 인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기초자치단체가 됐다. 그러나 가파른 인구 증가세에 비해 소방, 치안 등 도시 인프라 구축 속도는 더뎌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갖추기 위한 적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8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구 인구는 53만8,596명으로, 남동구(53만7,161명)를 앞섰다. 외국인(1만2,629명)을 포함한 총 인구는 55만1,225명으로, 전국 49개 광역 자치구 가운데 대구 달서구(57만3,413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서울을 포함한 69개 자치구 중에는 서울 송파, 강서, 대구 달서, 서울 노원, 강남에 이은 6위다.
서구는 1988년 1월 개청 당시 인구가 15만4,000명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각종 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30년 만에 40만명 가까이 불었다. 최근 1년 동안에도 청라국제도시, 가정지구를 비롯해 곳곳에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매달 평균 1,800명 가까이 늘었다.
작년 1월 기준 서구 인구는 51만9,089명이었다. 11개월 사이 1만9,507명이 늘었으나 남동구는 같은 기간 152명이 증가했을 뿐이다. 남동구는 작년 2월 대표적 원도심지역인 부평구(작년 말 기준 52만 4,640명)를 제치고 인구 수 1위에 올랐지만 약 1년 만에 서구에 다시 자리를 내주게 됐다.
서구 관계자는 “청라, 루원시티, 검단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 유입이 계속돼 2030년에는 인구가 78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 비해 기존 도시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과부하 상태다.
인천 내륙면적의 40%(116.9㎢)를 차지하는 서구를 홀로 관할하는 서부소방서는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하는 인구 수가 1,381명으로, 전국 평균인 1,045명을 크게 웃돌았다. 서부경찰서도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 수가 787명으로 전국 평균인 437명을 두배 가까이 상회했다. 인천소방본부와 인천경찰청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문 여는 것을 목표로 검단소방서와 검단경찰서를 신설을 추진 중이나 소방과 치요 수요 분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와 경찰서가 들어설 검단신도시는 2023년까지 개발을 마치면 인구 18만명 규모가 되며 2024년에는 84만4,000㎡ 규모 검단2일반산업단지도 오류동 일대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검단경찰서가 신설돼도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 수는 650~680명 정도로 소폭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구는 계양구에 들어서는 첨단산업단지를 포함한 제3기 신도시의 배후지역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인천시와 서구는 서구 루원시티에 인천지방국세청 독립 청사를 유치하고 인천시교육청을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다.
서구 주민들은 환경 문제 등 해묵은 현안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석희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수도권매립지부터 경서동 청라 광역 폐기물 소각장 증설 등 환경 문제를 비롯해 서울지하철 2호선 연장 등 교통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라며 “서구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자영업자들을 위해서도 사업비 5,000억~6,000억원이 투입되는 청라시티타워 조기 착공과 기업 유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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