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 한화 등 사옥 이전 계획
해외건설 수주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국내 건설경기도 암울할 걸로 전망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비용절감을 위해 사옥을 이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먼저 사옥 이전에 나서는 건설사는 금호산업이다. 금호산업은 10년간의 광화문(새문안로) 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빌딩에 새 둥지를 튼다. 현재 사용하는 금호아시아나 본관 건물은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원에 매각됐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물론이고 아시아나항공,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등 같은 건물에 입주한 계열사들도 새 둥지를 찾아 떠나게 됐다. 금호산업이 이전할 센트로폴리스 빌딩은 지하 8층, 지상 26층, 연면적 14만1,474㎡ 규모의 쌍둥이 빌딩으로 금호산업은 6개 층을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다.
금호산업과 마주보고 있는 대우건설도 도이치자산운용으로부터 임차한 본사 사옥의 임대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오는 6월 초 중구 을지로4가 ‘써밋타워’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4월 준공 예정인 써밋타워는 을지로4가역 인근에 지하 8층, 지상 20층, 연면적 14만6,000㎡의 2개 동으로 들어서는 초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대우건설이 시행과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타워 1개 동은 KT AMC가 매수해 대우건설이 10년간 임대 사용하고 다른 1개 동은 BC카드가 매수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으로 금융비용 절감 및 임대료도 기존보다 낮아질 전망”이라며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에서는 벗어났지만 접근성이 좋고 새 건물이라 직원들도 환영하고 있어 분위기 쇄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임대해 쓰고 있는 한화건설도 올해 말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을지로로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을 임차해 사용 중인 호반건설도 이르면 3월 서초구 우면동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짓고 있는 신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산업, 복합쇼핑몰인 아브뉴프랑, 퍼시픽랜드, 호반앤호텔앤리조트 등의 계열사도 함께 옮긴다.
대림산업은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플랜트 부분 전체를 지방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 사내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현재 대림산업은 종로구 D타워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인천 송도와 대전 등에서 이전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과거부터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데 모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건설업 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