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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김정은 도착 전 방중 소식 보도… ‘정상국 관계’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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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김정은 도착 전 방중 소식 보도… ‘정상국 관계’ 부각

입력
2019.01.08 16:33
수정
2019.01.09 01: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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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北 지도자 평양 귀환 후 발표… 이번엔 사전보도로 상징성 남겨

8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을 호위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국 측 사이드카 행렬. EPA 연합뉴스
8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을 호위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국 측 사이드카 행렬. EPA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집권 후 4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방중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는 올해 김 위원장의 첫 해외순방이고 시 주석에게도 외국정상으로는 김 위원장이 첫 번째 손님이다. 양국은 이전과 달리 김 위원장의 베이징(北京) 도착 전 방중 사실을 공개하는 등 ‘정상국 관계’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북중 양국은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 각자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4번째 중국 방문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첫 뉴스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발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 주석 초청으로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북한도 같은 시간에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부인 리설주 여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과 함께 방중한다고 보도했다.

북중 양국 모두에서 방중 소식을 전한 시점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과거 북한 지도자의 방중 때는 경호와 내치 문제 등을 감안해 항상 평양 귀환 후 발표됐다. 김 위원장의 지난해 세 차례 방중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3차 방중 때는 중국 매체가 베이징 도착 시점에 맞춰 보도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엔 베이징 도착 전에 중국은 물론 북한 매체들까지 일제히 사전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과 북한이 함께 사후보도에서 사전보도로 옮아간 것은 수교 70년을 맞이한 양국관계가 전통적 혈맹을 넘어 정상국가 간 관계임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면서 “특히 북한 입장에선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기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에도 김 위원장에게 최고 수준의 경호와 의전을 제공했다. 베이징역 주변에는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도착하기 2시간 전부터 공안들이 대거 배치돼 철통 경비에 들어갔다. 주변 도로도 통제됐다. 또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울 승용차와 미니버스가 40대 넘게 배치됐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하자 최고지도부 서열 5위인 왕후닝(王滬寧)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영접에 나섰고, 김 위원장 일행 차량이 국빈 숙소 댜오위타이(釣魚台)로 향하는 내내 수십 대의 사이드카가 호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인민대회당으로 이동할 때도 퇴근시간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변 도로를 모두 통제했다. 앞서 전날 밤엔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으로 보내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기다렸다.

김 위원장은 댜오위타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5시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제4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는 양국 외교ㆍ안보ㆍ경제분야 핵심 참모들이 총출동했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 간 의견 조율과 경제협력 확대를 포함한 북중관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어 김 위원장은 리 여사와 함께 시 주석 부부가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중국 전통공연도 관람했다.

외교가에선 이날이 김 위원장 생일이라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최근 북중 간 밀월이 강화하는 분위기에 더해 중국 측에서 별도 기념행사를 기획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해 두 차례 전용기를 이용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에 전통적 방중 수단인 열차를 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생일날에 북중 수교 70주년 첫 해외순방지로 중국을 찾음으로써 양국 간 전면협력의 상징성을 더했다는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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