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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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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신청

입력
2019.01.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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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경영난 악화, 현지법원에

국내 협력업체 미지급금 수백억

부산경남 조선기자재업계 피해 우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은 8일 자회사이자 해외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필리핀 현지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공시했다.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 온 한진중공업은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올렸으나 종속기업 회생신청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부산지역 최대 조선사인 한진중공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건립했다. 이후 국내 영도조선소는 특수선(해군함정) 중심으로, 수빅조선소는 중대형 상선 위주로 운영해 왔다.

수빅조선소는 선박건조가 본격화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자재를 부산ㆍ경남권 기자재업체에서 구매해 그간 부산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

군함을 주로 건조했던 영도조선소는 아예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특화해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상선을 건조해 온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이 10년째 지속되자 수주절벽과 선가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현지에서 회생신청을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에 따르면 수빅조선소는 적자누적 등 경쟁력 악화로 이달 도래한 협력업체 물품대금 수백억원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 조선 기자재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모기업인 한진중공업은 이들 협력업체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빅조선소가 필리핀 해외현지법인이라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장기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원을 수혈 받아 이후 3년 간 보유 부동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하며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까지 인천 율도부지와 부산 다대포공장 부지 등 보유 자산과 하코(Hacor), 한국종합기술 등 자회사 및 지분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이 2조1,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65% 수준의 준수한 실적이다.

또 영도조선소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차기고속정, 다목적훈련지원정, 경비함 등 올해까지 해군 및 해경이 발주한 중소형 군함 총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2015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493억원, 2017년에는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2018년도 영업흑자가 예상된다. 노조도 2012년부터 연속 무파업 기록을 이어오며 경영 정상화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이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모범생’으로 불렸던 한진중공업이 이번 수빅조선소 회생신청이 자칫 발목을 잡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진중공업 측은 지역 기자재업계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협력업체와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고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수빅조선소의 경우 공정업무에 종사해 온 현장작업자들은 그간 수주량과 일감이 줄어들면서 자연 감소했고, 일부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원 감축에 따른 충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빅의 향후 운영방안은 현지법원에 회생신청을 한 만큼 필리핀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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