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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방중, 북미 핵 협상의 걸림돌 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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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방중, 북미 핵 협상의 걸림돌 되지 않아야

입력
2019.01.09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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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임박 분위기 속 방중

金, 北中밀월로 핵 협상 우위 노리는 듯

비핵화 없인 경제발전 없다는 점 알아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1년 사이 네 번째다. 북중 수교 70주년인 새해가 시작되자 자신의 생일(8일)에 맞춰 간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방중 배경과 의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은 역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회담 의제를 공유하고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상태다. 또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전 두 차례나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북중 밀월 관계를 과시하며 중국을 북미 회담의 지렛대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 이번 방중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유리한 성과를 도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감안할 때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과 협의 아래 남북미중 4자 회담이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결정적 시점에 되풀이되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지난해 11월 이후 교착 상태이고,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북한의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 요구와 미국의 선 비핵화 조치 요구가 맞서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 운운하며 미국을 겨냥했던 김 위원장이 미중 무역협상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을 찾아 중국을 ‘뒷배’로 삼으려 한다면 북미 협상이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 밀착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던 사례가 일말의 불안감을 키우는 이유다.

그동안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은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진행돼 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4차 방중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징검다리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한반도에 냉전시대의 대결 구도가 재형성되거나 대북 제재가 무력화하면 북핵 협상은 물론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발전도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그런 점에서 중국도 북핵 협상을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하거나 대북 영향력 제고만 노릴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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