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올해부터 신축 야구장 ‘창원NC파크’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NC의 새 집, 새 출발엔 최고의 선수가 힘을 보탠다.
KBO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2)가 NC 유니폼을 입었다. 양의지는 8일 경남 창원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NC를 선택했다”면서 “내 나름의 발전을 위해 선택한 만큼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두산에서만 뛰었던 양의지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올해 NC로 자리를 옮겼다. 리그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에게 NC는 4년 125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겼다.
“두산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제는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했다”는 양의지는 올 시즌 목표도 ‘우승’으로 잡았다. 양의지는 “두산에 있을 때도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했다”면서 “올해도 팀 우승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개인 목표는 144 전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다.
NC 구단의 팀 컬러인 ‘젊음’과 ‘패기’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특히 NC 투수진에선 구창모와 장현식을 꼽으며 “좋은 구질과 구정, 그리고 경험까지 쌓이면서 상당히 기대되는 투수”라고 했다. 군대 동기인 원종현에게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대장암을 극복하고 마운드로 돌아온 원종현은 NC 불펜의 핵심이다. 그는 “종현이가 힘든 시기를 겪은 후 야구장에 다시 돌아와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했다”면서 “종현이 공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사용하던 등번호 25를 NC에서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사연이 많은 번호”라며 웃었다. 양의지는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뒤 32번을 달았는데,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2008~2009년)하던 사이 32번은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선우가 차지했다. 이에 팀 복귀 직후 46번을 받았는데, 양의지는 이 번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포수들은 포수 포지션 숫자인 ‘2’가 들어간 등번호를 선호한다. 당시 배터리 코치였던 김태형 현 두산 감독에게 “포수에게 46번은 좀 어색하다”고 교체를 부탁했는데, 김 감독이 25번을 선물했다. 양의지는 2010년 이 번호를 달고 신인왕에 오르며 리그 최고 포수로 거듭났다. 양의지는 “좋은 기억이 많은 번호”라며 “NC에서 새 출발의 의미를 담아 새 번호를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마침 NC에 25번이 비어있어 같은 번호를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정 팀 두산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털어놓았다. 두산 전을 치르게 되면 유희관과 투ㆍ타 대결을 할 때 가장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했다. 양의지는 “작년에 (유)희관이 형을 많이 도와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유희관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NC와의 계약 후 김태형 감독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했다고 한다. 양의지는 “김 감독님과 주장 오재원, 오재일 선수에게 연락해 상황을 말했다”면서 “감독님도 ‘잘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다소 침묵이 흐르는 상태에서 말을 주고 받았다”면서 웃었다.
한편, 취임 첫해부터 ‘리그 최고 포수’ 선물을 받은 이동욱 NC 감독은 올해 목표로 가을 야구를 꼽았다. 이 감독은 “(양의지의) 계약이 진행될 때부터 설렜다”면서 “구단에 큰 선물을 받게 돼 부담도 되지만, 즐거운 부담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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