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희의 분노가 폭발했다. 김혜리의 연기력도 폭발했다. 7일 방영된 KBS1 일일드라마 ‘비켜라 운명아’(연출 곽기원, 극본 박계형) 46회에서 최수희(김혜리)는 아들 시우(강태성)가 자신이 아니라 진아(진예솔)를 선택하겠다고 하자 이성을 잃고 약을 삼키려 한다.
시우가 정진아의 부친 장례식에 다녀온 것을 알게 된 최수희는 다른 혼담 자리를 알아보자고 말하지만, 시우는 자신이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정진아 뿐이라고 밝힌다. 시우는 어머니인 최수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지만, 이성을 잃은 최수희는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죽어”라며 약을 들고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후계자의 자리도, 사랑도 지키겠다는 아들 시우에게 최수희는 “나도 네 아버지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너를 가졌으니까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 아버지는 사랑 따위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났고 나는 차갑게 버려졌다”며 “사랑? 세상엔 그런 거 없어, 시간이 흐르면 다 변해”라고 설득했다. 최수희가 왜 사랑을 믿지 않고 오로지 아들의 성공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쏟아내는 이 장면은 배우 김혜리의 몰입도 높은 연기 덕에 악역 임에도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동정을 얻었다.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소화하고 있는 배우 김혜리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자 극중 현강그룹 ‘최수희’ 상무 역을 맡아 매회 패셔너블한 스타일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켜라 운명아’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강기향 기자 gihyang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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