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특별열차가 7일 밤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 기차역을 통과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진다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4번째 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장소를 협상 중이라고 밝힌 만큼,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날 “해당 열차는 북측에서 넘어왔고 열차가 지나간 뒤엔 단둥(丹東)역 앞에 배치됐던 공안들이 모두 철수했다”면서 “누가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이나 고위급 인사가 타는 특별열차도 일반열차와 마찬가지로 녹색이어서 외관상으로는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단둥 지역의 또 다른 소식통은 “저녁 때부터 압록강 철교와 단둥역 인근에 공안들이 대거 배치됐다”며 “김정은이 온다는 소문이 꽤 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단둥 지역에선 저녁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공안들이 대거 배치됐고, 경계도 전보다 삼엄해졌다. 특히 북한에서 넘어오는 열차가 보이는 전망의 압록강변 단둥 호텔 또한 모두 예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도 단둥역에서 이상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누군가 온 게 아니냐는 글들이 올라왔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는 이벤트 때마다 중국을 방문해 조율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3월 집권 이후 첫 방중에 나선 데 이어, 1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는 다롄(大連)과 베이징을 각각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진다면 이번이 4번째 회동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앞두고 비핵화 상응조처 등과 관련해 논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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