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신입생 전수분석
자사고도 일반고의 2.1배 달해
선발시기 놔두고 추첨제만 적용
우수학생 선점현상 해결 못 해
자사고 진학 희망 中3 40.5%는
10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 받아
서울시내 외국어고와 국제고 7곳의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10% 이상이었던 학생의 비율이 일반고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입학한 내신 상위 10% 학생 비중 역시 일반고의 두 배였다. 2015년 이후 자사고 입시에서 성적 기준이 사라졌지만 ‘우선선발 효과’로 우수학생 선점 현상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이런 내용의 ‘2018학년도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 및 일반고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성적 전수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지역 자사고 23개교, 외고ㆍ국제고 7개교, 일반고 204개교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성적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고ㆍ국제고에 입학한 신입생 중 중학 내신성적이 상위 10%였던 학생의 비율은 44.4%로, 일반고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 상위 10% 학생 비율(8.5%)의 5.2배에 달했다. 자사고에 입학생 중 내신 상위 10% 이상인 학생의 비중도 18.5%로 일반고의 약 2.1배였다. 특히 조사대상 자사고 중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A고의 경우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10%인 학생의 비중이 85.9%로 조사됐다.
2014년도까지 자사고 지원 조건이던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0%’ 기준으로 따져도 지난해 자사고 신입생의 74.3%가 이에 해당됐다. 반면 일반고 신입생 중 내신성적 상위 50% 이상에 해당했던 학생은 50.1%에 그쳤다.
사걱세는 이 같은 우수학생의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 쏠림 현상은 불공정한 고입 전형이 낳은 결과라고 풀이했다. 사걱세는 “2015학년도부터 성적에 상관없이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게 됐지만 선발시기를 그대로 두고 추첨제만 적용한 결과 우수학생 선점 현상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전국 중3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사고 진학 희망 학생 중 월평균 10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을 받는 비중은 40.5%로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8.7%)의 약 4.9배였다”며 우선선발제도가 고액 사교육을 부추긴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지난해 실시된 2019학년도 고입부터 자사고ㆍ외고ㆍ국제고의 일반고의 선발시기는 일원화됐다. 교육부는 자사고ㆍ일반고의 중복지원 금지도 시행하려 했으나, 관련 규정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지난해 2월 자사고 측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자사고 우선선발권 금지의 평등권 침해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전망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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