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1:1 재능공유 수업 해봤더니
작년 초 지인에게 선물 받았던 악기 우쿨렐레. 며칠은 유튜브를 보며 줄을 튕겨봤지만 코드조차 잡지 못하는 탓에 금방 싫증이 났고 이내 기억에서 잊혀졌다.
2019년 새해에는 꼭 코드를 익히고 ‘완곡’을 해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난 1년간 방구석 짐짝 취급을 받았던 우쿨렐레를 꺼내들었다. 매일 같은 시간 학원을 다니기 어려운 탓에 선택한 방법은 재능공유 플랫폼을 통한 수업이었다.
지난달 26일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 어플리케이션(앱)을 깐 뒤 수업 카테고리에서 음악을 선택하고, 원하는 강의 지역을 설정했다. 눈길이 가는 강사는 총 세 명. 앱 채팅방을 통해 이들과 동시에 실시간 대화를 주고받다가, 가격ㆍ시간ㆍ위치가 가장 맞는 정호영(28) 강사의 1시간짜리 일일(원데이) 강의를 듣기로 결정했다. 수업을 신청하고 결제(수수료 포함 2만7,500원)까지 마치면 강사에게 수강생의 휴대폰 연락처가 전달된다. 그 동안 앱을 통해 대화를 했다면 이제부턴 실제 연락처를 통해 강사가 직접 학생 수준도 확인하고, 실제 만날 장소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다음날인 27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의 한 지하 연주 연습실에서 강사를 만났다. “우쿨렐레 말고 기타는 쳐보신 적이 있나요?” 강사의 첫 질문이었다. 고개를 내젓자 강사는 코드표 종이에 대신 피아노 건반을 그리기 시작했다. 코드도 주법도 모르지만 우쿨렐레 프렛을 한 칸 이동할 때마다 피아노처럼 반음씩 낮아지는 구조라는 설명을 들으니 쉽게 이해가 됐다. 의지 부족에 경험 전무인 왕초보 기자에게 일대일로 진행되는 재능공유 강의의 최대 장점은 눈높이 교습이란 점이었다.
짧은 이론 설명이 끝나고 바로 실전에 돌입했다. 이날에만 ‘제주도의 푸른 밤’ ‘You are my sunshine’ ‘Lost Stars’ 등 3곡을 배웠다. 수업 초반에는 강사가 짚은 모양새를 따라 겨우 코드를 잡으며 걸음마를 뗐다. 운지법이 틀리면 곧바로 잡아주는 강사와 함께 연습을 이어가다 보니 한 시간이 지날 쯤엔 쉬운 몇 가지 코드는 손에 익게 됐다.
곡마다 특성에 맞는 주법도 배울 수 있었다. 4비트로 현 하나 하나를 튕기며 연주하는 ‘아르페지오’로 연주하기도 하고, 다른 곡은 줄 4개를 한꺼번에 치는 다운 스트로크(내려치기)와 업 스트로크(올려치기)로 16비트에 맞춰 연주하기도 했다.
한 시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만큼 수업이 끝난 뒤 배운 곡들을 모두 완벽하게 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기초 이론부터 실전 경험까지 고루 배울 수 있었고, 곡 별로 주의해야 할 부분, 코드를 쉽게 바꾸는 방법 등 팁까지 덤으로 얻은 기분이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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