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일본에 입국했다가 출국할 경우엔 1인당 1만원 정도의 출국세를 납부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2세 이상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1인당 1,000엔(약 1만원)의 ‘국제관광여객세’를 징수한다. 일본에서 해외로 향하는 여객선과 항공기 요금에 추가되는 방식이다. 출국세 징수 시행(1월 7일) 이전에 여객선과 항공기 티켓을 구입한 경우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 일본에 입국한 이후 24시간 이내 출국하는 환승객과 재해 또는 기상 악화 등으로 일본 항국에 어쩔 수 없이 정박한 여객선 승객 등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 정부는 출국세 도입을 통해서 연간 500억엔(약 5,157억원) 규모의 세수 확보를 예상하고 있다. 공항 출입국 심사의 신속한 진행과 보안 강화를 위한 안면 인증 시스템 도입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국립공원과 문화재에 외국어 해설 표기 등 관광객을 위한 환경 정비에 사용할 예정이다. 도쿄(東京) 등은 외국인 관광객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지만, 지방에서는 외국어 해설이나 무선통신 환경 등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아 외국인들이 여행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NHK에 따르면, 연간 20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도치키(栃木)현 닛코(日光) 도쇼구(東照宮)에선 국보와 보물 등 중요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는 보물관에 영어 해설과 터치스크린을 설치한 이후 관광객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조치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이 사상 최초로 3,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도쿄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4,000만명 달성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일본에서 이처럼 지속해서 징수하는 방식의 국세가 신설된 것은 1992년 이후 27년 만이다. 한국은 1997년부터 항공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항공기 이용 시 1인당 1만원, 선박 이용 시 1,000원의 출국납부금을 징수하고 있다. 도입 당시엔 내국인 대상이었으나 2004년부터 외국인도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징수 방법은 일본처럼 티켓 가격에 포함돼 있다. 이밖에 미국과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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