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 내달 중순부터 적용
주택임대사업자는 2월부터 최초 거주주택 팔 때만 비과세 혜택
월급 210만원 이하 생산직근로자 야간근로 등 초과수당에 비과세
무허가 유흥주점 논란 빚어온 홍대클럽ㆍ감성주점은 개소세 제외
1주택자 또는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 때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비과세 요건’이 엄격해 진다. 야간수당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생산직 근로자의 기준이 확대되고, 올해부턴 간병인이나 미용인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정부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8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등을 거쳐 다음달 중순부터 적용된다.
우선 부동산 관련 과세가 강화된다. 현재 1주택자가 2년 이상 집을 보유(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은 실거주)하다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2016년 11월 서울 동대문구 전용 59㎡ 아파트 2채를 각 3억원에 사고 이중 1채를 1년 후에 팔아 1주택자가 된 A씨 사례를 보자. 만약 A씨가 작년 말 나머지 집도 약 4억5,000만원에 팔았다면 양도세가 없다. 지금은 △집을 팔 때 1주택자이고 △해당 집을 산지 2년이 넘으면 비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다주택 보유기간은 제외하고 주택 1채만 보유하게 된 날로부터 2년을 계산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개정안을 적용하면 A씨는 1주택자가 된 2017년 11월로부터 2년이 지난 후에 집을 팔아야 양도세를 면제받게 된다. 다만 정부는 시장 충격을 고려해 2년 유예기간 후 2021년 1월 1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빨리 다주택을 정리하고 1주택자가 되면 그만큼 빨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임대사업자가 양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는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현재 장기임대주택을 보유한 임대사업자가 2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팔면 역시 양도세가 없다. 문제는 이 같은 비과세 혜택을 무제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년 전 지방아파트 2채를 사서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세를 주고, ‘새 집 구입→2년 거주 후 매각’을 반복해도 양도세를 계속 내지 않을 수 있다. 이에 개정안은 오는 2월부터 임대사업자가 최초 거주주택을 팔 때만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서민층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지금은 월정액 급여가 190만원 이하이고 전년 연봉이 2,500만원 이하인 생산직 근로자가 받는 초과근로수당(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에 대해 비과세(연 240만원)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 기준이 월 급여 21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또 △돌봄서비스(간병인 등) △미용업(미용사 등) △숙박업 등 종사자에게도 같은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월세세액공제(1년간 월세로 납부한 금액의 최대 12%를 세금에서 감면) 대상에 기준시가(시세의 50~70%)가 3억원을 넘지 않는 85㎡ 초과 주택도 추가됐다. 지금은 85㎡ 이하 주택에 월세로 살 때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면적은 넓지만 가격은 싼 지방의 임차인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밖에 2월부터 골프장에서 악천후로 골프를 중단한 경우, 이용하지 못한 홀수만큼 개별소비세(회원제 골프장 1인당 개소세 1만2,000원 포함 총 2만4,120원)가 환급된다. 서울 홍대 앞 클럽이나 감성주점은 개소세가 면제된다. 현행법상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등 유흥주점은 매출의 10%를 개소세로 내야 한다. 그 동안 홍대클럽이나 감성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무허가 유흥주점’ 논란을 빚었다.
결국 정부는 △유흥종사자를 두지 않고 △별도의 춤추는 공간(무대)을 설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홍대클럽과 감성주점을 개소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앞으로 면세점(시내ㆍ출국장ㆍ기내 등)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연말정산 때 신용카드 소득공제(카드 사용액 중 연봉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을 일정 한도에서 과세대상 소득에서 빼주는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