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째를 맞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설 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주말을 넘겨서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가장 길었던 셧다운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로, 1995년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5일까지 21일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비상사태 카드를 또 한번 꺼내 들며 으름장을 놨다. 그는 “우리는 지금 국가 비상상황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재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이 예정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7~9일 매우 진지한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로 엄포를 놓고 있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당장 민주당에선 비상사태를 발동할 법률적 검토가 뒷받침 돼지 않았다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하원 군사위원장에 내정된 같은 당 애덤 스미스(워싱턴) 의원은 ABC방송 ‘디스 위크’에서 “과연 ‘비상사태’는 어디에 있느냐면서 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애담 쉬프위원장도 “그건 애초에 가망이 없는 짓”(non-starter)이라고 했다.
공화당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리처드 셀비(앨라배마)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힘이 있다. 그러나 장벽 건설은 올바른 방법, 즉 의회 입법(예산안 처리)을 통해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협상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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